“오른손의 아들” 지파의 왼손잡이가
살찐 송아지 왕을 찾아갔다
모압 왕 에글론이 이스라엘을 열여덟 해 동안 괴롭히자, 하나님은 베냐민 사람 에훗을 구원자로 세우세요. 성경은 그를 “왼손잡이 에훗”이라고 소개해요(3:15). 재밌는 건 “베냐민”이라는 이름이 “오른손의 아들”이라는 뜻이라는 거예요. 게다가 “왼손잡이”로 옮긴 히브리어를 직역하면 “오른손이 묶인 사람”이에요. 오른손 지파 출신인데 오른손을 못 쓰는 사람이 구원자로 뽑힌 거지요. 사사기 20:16에는 물매로 머리카락도 맞히는 베냐민의 왼손잡이 칠백 명이 나와요. 일부러 왼손을 훈련시킨 전사들이었을 가능성도 있어요.
에훗은 한 규빗쯤 되는 양날 칼을 만들어 오른쪽 허벅지, 옷 속에 차요(3:16). 오른손잡이 경비병들은 왼쪽만 검사했을 테니 감쪽같았어요. 공물을 바치고 돌아가던 에훗이 되돌아와 “왕께 은밀한 일을 아뢰겠다”고 하자, 왕은 신하들을 다 내보내요. 에훗은 “하나님의 말씀을 왕에게 전할 것이 있다”며 왼손으로 칼을 빼요. 그런데 성경은 이 왕을 이렇게 소개해 두었어요. “에글론은 매우 비둔한 자였더라”(3:17). 이름 에글론은 “송아지(에겔)”를 떠올리게 해요. 칼자루까지 살 속으로 들어가 뺄 수가 없었어요(3:22).
더 웃긴 건 다음 장면이에요. 에훗은 다락방 문을 잠그고 빠져나가요. 신하들이 와 보니 문이 잠겨 있어요. 그들은 이렇게 생각해요. “왕이 분명히 서늘한 방에서 그의 발을 가리우신다”(3:24). 왕이 볼일을 보고 계신다는 점잖은 표현이에요. 😄 그래서 민망할 만큼 오래 기다리는 사이 에훗은 멀리 달아나 백성을 모아요. 그 뒤로 땅이 팔십 년 동안 평온했어요(3:30). 하나님은 사람들이 약하다고 보는 것을 들어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세요(고전 1:27). 그리고 마침내 세상이 가장 약하다고 본 자리, 십자가에서 가장 큰 구원을 이루셨어요.
※ 에글론과 송아지의 말놀이, 그리고 베냐민 전사들이 일부러 왼손을 훈련했다는 설명은 학자들이 제안하는 해석이에요. 본문이 직접 설명하지는 않아요.